브라질 '산타마리아'마을을 가다
중남미 방문기 2008-07-14 20:58:48
윤나라의 중남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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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방문팀의 세 번째 방문국은 브라질이었다. '축구'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브라질은 남미의 강국답게 온두라스나 코스타리카와는 다른 면모로 나에게 다가왔다.

같은 남아메리카 지역인데도 온두라스 같은 작은 나라에서는 브라질로 직접 가는 항공기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미국의 마이애미로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8시간을 날아서야 비로소 브라질의 수도 상파울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상파울로 은혜교회의 허조나단목사님과 그 곳의 한인분들을 만나 뵙고 점심식사를 한 후 곧바로 우리의 목적지인 '이따뻬바(Itapeva)'로 출발했다. 이날 역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이따뻬바'는 기아대책기구에서 파견한 우경호, 강순옥 선교사 부부가 사역하고 있는 곳으로, 상파울로에서 6시간을 차로 달려가야 했다.

차로 6시간 이상을 달려가면서 바라본 브라질의 풍경은 어제까지 본 온두라스나 코스타리카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잘 닦인 도로, 푸르게 잘 가꾸어진 숲, 숲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각양각색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잘 정리된 나라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목적지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저 자동차로 빠르게 지나쳐 오며 바라본 풍경들과 깊숙이 들여다 본 모습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착지인 이따뻬바의 '산타 마리아 마을'은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나라의 60년대 시골마을로 돌아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면서 보았던 잘 정리된 도로와 건물들, 그리고 푸르름은 어디로 가고 내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조금만 속력을 내도 뿌옇게 시야를 가려버리는 흙먼지길과 차 대신 걷기를 택한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 그리고 다 쓰러져가는 나무 판잣집과 어디서 풍기는지 모를 쾌쾌한 냄새, 신발을 신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마을 바로 옆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던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그 작고 작은 아이들이 파리와 고약한 냄새, 그리고 까마귀들이 가득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도대체 뭘 찾고 있는 걸까.

쓰레기 매립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 물어보니, 한 아이는 가지고 놀 장난감을 찾는다고 했다. 한 아이는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는다고 했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지금 내가 발을 디디고 서있는 쓰레기 매립장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내 눈에는 온통 쓰다 버린, 먹다 버린, 썩어버린, 고장난 말 그대로 '쓰레기'만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서 찾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아이들이 걱정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쓰레기 매립장이 마을 바로 옆에 있어 공기가 좋지 않아 호흡기 관련 질환, 피부병, 영양실조로 죽는 아이들이 1년에 200명 이상, 상파울로에서 유아사망이 가장 심한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에게 이 쓰레기 매립장은 생활의 터전이자 생명줄이었다. 이들은 오히려 이 쓰레기 매립장에 자기 발로 찾아 들어온 사람들로, 만일 이 매립장마저 없으면 먹고 살길이 막막한 영세민들이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이곳에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얻고 있었다. 오죽하면 이 매립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는 것을 마을 주민들이 막고 있을 정도였다. 쓰레기 처리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마을주민 모두가 합심해서 '결사반대'를 외치는 우리나라가 떠올랐다. 수년전의 우리나라 '난지도'가 떠오르게 하는 이 척박한 땅에서 우경호 선교사 부부가 하고 있는 일은 '산타 마리아 마을의 소망의 집(Casa da esperanca vila Santa Maria)'을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와 교회의 역할을 하며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 그리고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한 *CDP사역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면 부모의 인생도 바뀐다'는 마음으로 CDP사역을 하고 있는 강순옥 선교사의 안내로 우리가 맨 먼저 찾은 집은 아이가 4명인, 25살의 언젤리나 집이었다. 4명의 아이 중 7살인 큰 아이가 CDP 혜택을 받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엄마는 같지만 아빠가 각기 다른 아이들, 가장 어린 아이가 태어난 지 불과 2주, 그 아이의 아버지는 현재 마약사범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했다.

언젤리나는 집이랄 것도 없는 움막 같은 거처에서 아이들과 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칠삭둥이 아니면 팔삭둥이들이라고 한다. 임신한 몸으로 쓰레기 매립장에서 무거운 쓰레기들을 주워 나르다 보니 아이들이 엄마 뱃속에서 제 날짜를 채우지 못하고 세상 밖으로 떠밀려나온 것이다.

그나마 엄마 같은 강순옥 선교사를 만나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있었고, 또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태였다. 마음이라도 의지할 곳이 생겼다는 것이 언젤리나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크면... 술과 담배와 마약을 하지 않고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젤리나의 기도였다.

내가 본 삶의 모습들이 그저 어느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해본다. 내가 본 산타 마리아 마을의 모습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라고... 브라질이란 나라 전체가 그런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닐지라도, 내 눈 앞에 쓰레기 매립장 마을과 그 곳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배고픈 아이들이 분명히 있었다.

우경호 선교사 부부가 헌신과 봉사, 희생으로 거기 있음에 산타 마리아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었고, 그 곳에서 조만간 큰 기적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아리고 아팠다.

그러다 '소망의 집'에서 노래하고 공부하던 아이들의 맑고 빛나는 눈동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상실한 채 방치된 '쓰레기 마을'이 아니라 다시금 꿈과 희망으로 일어날 수 있는 소망의 빛이 비춰지고 있음을 우선교사 부부의 밝은 미소 속에서 볼 수 있었음을 또한 떠올렸다.

그 미소 속에 숨겨진 그들 부부만의 헌신의 눈물과 어려움 가운데 얻은 소중한 '희망'을 볼 수 있었기에 산타 마리아는 내게 '쓰레기 매립장'이 아닌, '희망의 공간'으로 기억되어지고 있었다. - 윤나라의 중남미 방문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 CDP란? 국내외의 어려운 아이들과 '1대1'로 후원결연을 맺어               한달에 2만원씩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글,사진/ 아침지기 윤나라 실장
 
상파울로에서 이따뻬바까지 쓰레기 매립장과 사람들 산타마리아 소망의 집
브라질 상파울로에 도착하자마자 보게 된 유태인 할아버지. 브라질의 경제권은 유태인들이 모두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상파울로의 '동대문 시장'. 이곳은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처럼 옷을 주로 파는 패션 거리이다.패션 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의 왕래가 매우 많았고,'정미용실'이란 한글 간판이 눈에 띄었다.'뉴남산?'. 영어로 되어 있었지만 웬지 친숙한 이름이다. 한국 사람들이 낸 가게로, 이곳에서 제법 큰 옷가게 중 하나였다.'오뚜기 슈퍼'. 이 마을에서 가장 큰 한국 슈퍼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들어가 보았다.'종로 복떡'. 브라질에 살고 있는 교민들은 이 슈퍼에서 웬만한 한국 식품을 구할 수 있었다. 상파울로의 교계 지도자들. 방문팀과 점심을 함께 하고 한국 식당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뒷줄 왼쪽부터 허조나단목사, 이정진목사, 조의준기자,앞줄 왼쪽부터 우경호선교사, 이수명목사, 정정섭회장, 김영수목사, 고도원홍보대사, 고수미부장상파울로의 '유지'인 한국브라질교육협회의 안정삼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함께. 20년전 이민 와 이곳에 한인학교를 세운 설립자이다.브라질 상파울로에서 만난 아침편지 가족 차재향님. 어디를 가든 아침편지 가족을 만나는 반가움은 크다.이따뻬바로 가는 길에 찍은 브라질의 하늘.이따뻬바는 상파울로에서 자동차로 6시간 거리에 있다.우리의 목적지인 브라질의 한 작은 도시 이따뻬바(ITAPEVA)시에 도착했다.이곳에서 우경호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다.이따뻬바의 '산타 마리아' 마을로 가는 버스. 시내와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버스를 타지 못하면 한시간 이상을 걸어야 시내에 갈 수 있다.'산타 마리아' 마을로 가는 길.마치 우리의 옛 시골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판잣집과 전깃줄 위의 연. 빈민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 100가구 이상이 되어야만 설치를 해준다는 귀한 전기. 그 전깃줄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연들이 여기저기 찢긴 채로 걸려 있었다.'산타 마리아' 마을 사람들. 호기심어린 눈으로 외국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다.
상파울로에서 이따뻬바까지 쓰레기 매립장과 사람들 산타마리아 소망의 집
쓰레기 매립장. 이따뻬바시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악취가 심했지만 이곳은 산타 마리아 마을 사람들의 생계가 걸린 곳이다.쓰레기를 줍고 있는 아이들.수년전의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연상케하는 곳이었다. 까마귀들도 이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쓰레기 매립장에서 만난 아이 '브르노'.처음에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대했으나 차츰 친해질 수 있었다.축구의 나라답게 쓰레기 더미에서도 공을 차며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낡은 축구공. 누군가 실컷 가지고 놀다 버린 다 해진 축구공이 이젠 이곳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었다. 할머니와 손자. 비닐 봉지에 든 것이 뭐냐고 묻자 호박이라고 답해주는 할머니.나중에 들여다보니 거의 썩어들어간 호박이었다. 그것을 튀겨내면 괜찮아진다며아이들에게 먹일 귀한 음식인데 뭐가 어떠냐며 웃음을 짓는다.오늘의 수확.열심히 주워모은 쓰레기를 할아버지가 손수레에 실어 나르고 있다.쓰레기 분리소. 쓰레기 매립장을 조금 벗어나니 마을 주민들이 주워온 쓰레기들을 종류별로 분리하는 곳을 볼 수 있었다. 언젤리나의 집.집이라기 보다는 거의 움막에 가까웠다. 집 안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엄마 대신 설겆이를 하고 있었다.언젤리나와 두 딸. 그녀의 아이들은 모두 4명인데 아이들의 아버지는 각기 달랐다. 지금 그녀가 안고 있는 아기의 아버지는 마약사범으로 감옥에서 복역중이다.강순옥 선교사(맨오른쪽, 우경호 선교사의 아내)가 아니었으면 언젤리나는 힘든 시기를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강순옥 선교사가 안고 있는 아기는 언젤리나의 엄마가 낳은, 배다른 동생이다.정말 예쁜 아이들인데...지나가던 길에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젊은 엄마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눠봤다. 나이는 25살, 벌써 아이가 4명이다.폐차가 된 자동차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있었다.찌그러진 깡통, 다 쓴 우유팩같은 것도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훌륭한 장난감이 된다.피올라. 쓰레기 매립장에서 만난 소녀가 너무 예뻐서 가지고 있던 헤어밴드를 머리에 씌워주었더니 표정이 금새 환해졌다.동네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정정섭회장(앉은 이)과 고도원 홍보대사.기아대책기구는 전세계의 굶는 아이들을 위해 큰 역할을 감당해오고 있다. 그들의 귀한 봉사가 많은 아이들을 살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한 기아대책기구의 정정섭 회장.
상파울로에서 이따뻬바까지 쓰레기 매립장과 사람들 산타마리아 소망의 집
산타 마리아 동네 한가운데 위치한 '소망의 집'. 학교와 교회를 겸하고 있는 이 곳이 생김으로해서 이 동네는 크게 달라지고 있었다.외국 손님들의 방문과 주일날이 겹쳐 무척 북적댔다.산타 마리아 사람들앞에서 설교중인 정정섭 회장.통역은 우경호 선교사의 아들 우은성군이 맡았다.한국에서 오신 손님의 설교를 듣고 있는 산타 마리아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다.열심히 찬양중인 젊은이들.중남미방문팀이 산타 마리아 주민들을 위해 찬송을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정정섭회장, 박지만부장, 고도원홍보대사, 고수미부장, 윤나라실장.환한 미소. 찬송을 듣고 웃음으로 화답해주고 있는 산타 마리아의 여인.청년 스터디 그룹. 예배가 끝나고 나면 항상 젊은 아이들이 노란 천막 아래 모여 그룹별로 공부를 한다.아이들과 청년들의 공부 태도며 분위기가 무척 진지했다.우경호 선교사의 큰아들 우은성군.그는 이곳 젊은이들의 리더로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며아빠의 통역은 물론 모든 일을 돕고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훌륭한 선교사가 되는 것을 꿈꾸는 의젓하고 재능이 많은 청년이었다.우경호 선교사의 둘째아들 우은표군(맨왼쪽).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동네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학교에서도 줄곧 1등을 한다고 한다.중년 스터디 그룹. 예배가 끝난 후 모여서 성경공부도 하고 서로 인생 상담도 하며교제를 나누고 있었다.점심 식사.점심때가 되자 모든 사람들에게 점심이 제공되었다.요리를 도맡고 있는 에지나(맨왼쪽)와 네 딸들.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버리고 이젠 강순옥 선교사를 도우며 이곳에서 새로운 감사와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삶도 크게 변화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가족. 왼쪽부터 우은표군, 우경호 선교사, 강순옥 선교사, 우은성군.선교사 부부의 미소. 쓰레기 매립장인 산타 마리아 마을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선교사 부부의 미소가 더없이 맑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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