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을 다시 보다 - 중남미 방문을 마치며...
중남미 방문기 2008-07-14 20:58:48
윤나라의 중남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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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를 마지막으로 12박13일의 중남미 방문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세계의 3대 미항(美港)이라 불리는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를둘러보고 미국 마이애미와 애틀랜타를 거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지구 반바퀴를 다시 돌아 내가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돌아오자마자 바로 그날 저녁, 더 할 수 없는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남미 4개국을 다니면서, 특히 이과수 폭포를 보면서"한국에 돌아가면 꼭 한번 다시 보리라" 다짐했던 영화 '미션(Mission)'이었다. 너무 어렸을 적에 보아서인지 남미 방문 기간동안 아무리 기억을 되살리려 해도가물가물하기만 했던 영화, 내용은 거의 날아가고 다만 그 주옥같던 영화 주제 음악만이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인 영화였다.

중남미 여행에 대한 체감 온도가 식기 전에 꼭 다시 보고 싶어귀국 직후 다시 본 '미션'은 내가 중남미에서 보고 온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던져줬다. 그리고...난 끝내 오열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그 해답은 '역사' 속에, 그리고 '운명'과 '사랑' 안에 있었다.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있다.좋든 싫든, 원하든 원치 않든, 자기 힘으론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들이다.피부색...유전병...가족...민족...지역...시기...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떤 부모에게서, 어떤 피부색을 가지고,또 어떤 선천적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는가에 따라서, 어떤 이에게는행운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마치 천형과도 같은 것이 되고 마는 그런 것들 말이다.

세계 여러 곳을 다녀보니, 태어나면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자신의 불행을 운명으로 여기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자신의 운명의 굴레를 스스로 극복해, 더 큰 행복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저 주어진 상황에 부평초처럼 끌려다니는 우물 안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중남미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대륙의 발견'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진 살육과 지배의 역사, 몇백년에 걸친 무책임한 식민지의 역사 속에서 힘없는 원주민들이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거의 없었다. 총 앞에 활이 무너지고, 갑옷 앞에 풀가죽 옷이 무너지고, 새로운 문자 앞에 누대의 고유 문명이 무너지고, 강력하고 무자비한 조직력 앞에 그저 평화롭게 살던 한무리, 한무리의 부족들이 가차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무런 준비없이, 또 선택의 여지없이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큰 힘'에 의해 평화로운 땅은 물론 생명을 뺏기고, 착취당하고, 성(性)을 유린 당하며 마침내 정신마저 짓뭉개진 채 대책없이 그렇게 그렇게 이어져 내려온 오랜 역사속에서 그들이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뺏고 빼앗기고, 짓밟히고 당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삶, 오로지 몸 하나만으로 삶을 허락받았던 어머니의 딸과 그 딸들의 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과연...

그 '큰 힘'을 향한 분노는 영화를 본 후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고내게 선구자들의 역할이 한 나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그들에게 그나마 주어진 혜택이 있었다면 그것은 경이로운 자연이었다. 내겐 너무나도 아름다운 나라였다. 사시사철 푸를 것만 같은 날씨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나라, 그래서 역설적으로 몸과 마음이 더 가난한 사람들... 이과수 폭포를 바라보며 내내 든 생각은 여기 사람들이 이 자연만큼만, 딱 그만큼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다행히도 그 곳엔 이런 내 마음을 대신 해주고 계신 분들이 있었다. '미션' 곧 '소명감' 하나만으로 자신의 삶을 버리고, 생면부지의 머나먼 이국의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이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모순들을 가차없이 깨뜨리며오로지 그들의 행복만을 위해 헌신하는 권혜영, 우경호, 강순옥 선교사, 그리고 전정섭, 김정진 선교사 같은 분들이었다.

바로 그런 분들이 온두라스에, 브라질의 산타마리아에, 그리고 파라과이에 새로운 꿈과 희망의 빛을 비춰주고 있었다.좋은 사람 하나 잘 만나면 인생이 바뀌고 꿈이 이루어지듯그 귀중한 분들을 만난 사람들에게는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그 변화의 출발점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엄청난 변화를 몰고온 그 분들에게서, 또 영화 '미션'에서 내가 받은 가장 중요한 해답은 바로 '사랑'이었다

중남미를 돌면서 내가 본 그들에겐 '사랑(Sex)'은 넘쳐났지만, 정작 '사랑(Love)'은 없었다. 값싼 돈에 매매되거나 에이즈 같은 무서운 질병을 옮기고 옮겨받는 육체적 사랑. 짧고, 짜릿하고, 어두우면서 책임없는 환락적 사랑은 있되, 깊고 밝으면서 치유와 책임이 있고 중심이 잡힌, 그래서 몸과 영혼을 아름답게 소생시키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육체적인 것에 좀 더 집중되어 내면의 깊은 곳에서 퍼올려지는 사랑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 이미 저만치 이탈되어 있었고, 모든 문제는 '사랑의 부재'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할 수 있어야 모든 것들을,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시던 고도원님의 말씀이 귓가에 계속 맴돌게 했던 나라들...

내 가족, 내 마을, 내가 하는 일, 내 국가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한 사람부터 아주 깊이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움으로 해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이곳 중남미가 가져야 할 앞으로의 큰 과제이자 '미션'이요 '비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브라질, 그리고 파라과이를 주마간산식으로 돌아보는 너무도 짧은 일정 동안에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은 한없이 작고 협소한 범위여서 내가 쓴 그대로가 결코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가 됐든 그 나라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그 나라의 어제가 보이고, 오늘이 있으며, 또 내일이 존재한다.

한 나라의 가장 밑바닥을 경험하고,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깨달으며, 내 안에 '사랑'에 대한 개념이 다시금 회복됐다는 것이 나에겐 더없이 중요한 결실이 되어주었다. 아직 다 끝내지 못한 '미션'은 남겨둔 채...

* 오늘로 중남미 방문기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 읽고 많은 격려 보내주신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윤나라 드림 -

글,사진/ 아침지기 윤나라 실장
이과수 폭포 가는 길.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 이과수 폭포가 있다.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자동차로 7시간 이상을 달려야 한다.이동중 야외 점심 식사.김은자 선교사가 밤새 준비한 김밥, 잡채, 무말랭이가 행복한 점심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기막힌 라면맛!외국에서 한번씩 맛보게 되는 우리의 라면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스트레칭.오랜 시간 자동차로 이동할 때에는 중간에 잠깐이라도 내려 이렇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피곤을 덜 느끼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파라과이와 브라질을 잇는 다리.이 다리를 지나면 파라과이에서 브라질로 넘어갈 수 있다.입국 수속을 기다리는 사람들.브라질에서 파라과이로 '보따리 장사'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국경을 통과하는 절차를 밟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이과수 폭포. 미국의 나이아가라,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중의 하나인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Iguazu Falls).원주민어로 '이'('의'라고 발음되는)는 물이란 뜻, '과수'는 큰, 거대한의 뜻을 가지고 있어, '이과수'는 거대하고 큰 물이라는 뜻이다.아!!파란 하늘과 폭포의 모습이 하나로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폭포수 아래에 뜬 무지개.위에서 내려다본 폭포.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션'의 배경이었고, 식민지 시대에 발견되어 '산타마리아 폭포'라고 부르기도 한다.이과수 폭포를 오가는 길에 만난 눈부시게 파란 하늘.오랜만에 외출한 파라과이 선교사들과 방문팀이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오른쪽부터 김돈수 선교사, 김정진 선교사, 정정섭 회장, 문현주 선교사, 고도원 홍보대사, 박지만 부장, 전정섭 선교사, 고수미 부장, 곽세진 선교사, 김영희, 김은자 선교사님.파라과이의 김돈수 선교사(가운데)와 함께.행복한 동행.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북한, 이번 중남미까지 함께 꽤 많은 곳을동행한 정정섭 회장과 고도원 홍보대사.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밝고 건강한 분들이다.산타 마리아 마을의 피올라와 함께.헤어 밴드를 선물받고 쑥쓰러워하는 피올라를 윤나라실장이 감싸안고 있다."괜찮아. 너무 이쁘단다."
  1. 조정선 2008-08-07 14:36:06

    저도 브라질 아마존지역에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미숀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 엄청난 대륙을 바삐들 다니셨군요.정말 너무나 많은 이들이 굶주리고 그로인해 생겨나는 많은 문제들. 이런일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않하는 게으름과 무관심이 얼마나큰 죄 인것을 지이드를 읽었던 어린 시절에는 미쳐 깨닫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