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른 봄,
무심코 펼친 신문에서 한 면을
가득 채운 고도원님의 인터뷰를
읽었다. 책을 읽고 밑줄을 그어서
아침마다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던
사람. 희망을엮어서 새 길을 만드는
사람. 그 길을함께 가는 많은 사람들과
꿈을 나누는 사람. 지면속의 그는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글이기에......
’문득 궁금해져서 컴퓨터를 열고
‘아침편지’라는 낯선 집으로 삐죽이
고개를 디밀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아침편지 가족이 되었다. 다음날부터
나의 하루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 업무일지들로 빼곡
하던 수첩에는 어느새 아침편지의
글귀들이 들어찼다.
그 글들은 눈부신
날에는 기쁨과 행복을,

지친 날에는 힘과 용기를, 판단이 필요한 순간엔 지혜를 주었다. 내가 가장
아끼는 2004년 수첩의 첫 장에도 아침편지의글귀가 쓰여 있다. 많이 힘들었던
그해 내내 서늘한 시선으로 나를 지켜주던 엄중한 ‘경계’였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박노해 시집《겨울이 꽃 핀다》에 실린시 '경계'(全文)에서 -

* 칼끝 같은 지적입니다.
과거에 함몰되어 헤어 나오지 못하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와 현실의 중요성을 망각하지 말고
한 순간 한 순간을 경계하며 충실히 살라는 뜻입니다.

(2003년 10월 28일의 아침편지)

2005년 9월 말 어느 아침, 회의를 끝내고 돌아설 때 한 통의
낯선 전화를 받았다. “조송희님, 명상요가 3기에 선정되셨습니다.”
가슴이 콩콩 뛰었다. 마치 어려운 대학 시험에 합격한 것 같았다. 아이 교육
때문에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 두기로 결정한 시기에 마침 명상요가 3기
모집이 있었다.

혹시나 하고 지원을 했었는데 운 좋게 선정이 된 것이다.
약도 한 장 들고 골목골목을 지나 마침내 합정동의 재단 앞에 섰을 때의
감동이란... 초가을 하오의 햇살이 엷게 비쳐드는 북카페는 단정하고 아늑했다.
카페오레는 맛있었고 사무실 이곳저곳엔 책이 가득했다. 고도원님을 비롯하여
처음 만난 아침편지 사람들은 한결같이 웃고 있었다.
참 맑고 따뜻한 공간이었다.
‘명상요가’는 아침편지로부터 받은 특별하고 귀한 선물이다.
명상요가를 통해 몸을 소중히 하고 마음을 닦는 법을 배웠다. 소중한
스승과 도반들을 만났다. 사람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알게 되었다.
미리 알고 뽑지도 않았을 텐데 신기하게도 그들은 모두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었다. 가난한 이웃에게 의료봉사, 노인 분들께
발 맛사지 봉사, 앞 못 보는 이에게 책읽어주기, 집짓기, 서울 숲 알림이, 숲 체험
봉사 등은 모두 명상요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봉사하는 일들이다. 물론 이들은
‘깊은산속 옹달샘’이 만들어지면 자원봉사자 1호가 될 사람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행복한 것은 수련을 하는 동안 아침편지의 꿈과 소망이 하나 둘씩
자라고 열매 맺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데 있었다. 이전 건물주 누구도 활용
할 생각을 못했다는 지하 공간이 처음 아트센터로 만들어지던 날, 페인트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하얀 공간을 둘러보던 고도원님의 기대에 찬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 개관 준비하느라 몇 날 째 밤을 새면서 일했다는 아침지기님들의 눈빛도
지친 기색 없이 반짝거렸다. 그건 모두 꿈꾸는 자들의 모습이었다.

나도 왠지 눈가가 시큰해져서 물었다.
“혹시 제가 자원봉사 해드릴 일은 없을까요?” 아침지기님들이 반색을 했다.
그렇게 나는 개관 기념 첫 전시회였던 박상훈님의 ‘새벽여행’에서
첫 자원봉사자가 되었다. 이후 아트센터는 아름답고 달콤하고 때론 환상적인
각종 전시회와 공연들이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어졌다.

오늘도 우리는 합정동 아침편지 문화재단내에 있는 작은 ‘깊은산속 옹달샘’
에서명상요가를 한다. 장차 세워질 아침편지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의 모태가
될 이 곳. 멀지 않은 날 충주의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아침편지 가족들이 누릴
그 모든 것들을 이곳에서 미리 맛보고, 미리 꿈꾼다. 옹달샘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이른 아침 쏟아지는 햇살의 감촉, 숲의 일렁임 등 자연의 영음을
온 몸으로 느끼고 교감하는 명상의 기쁨은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이 되었다.
 
2007/06/20 04:42 2007/06/2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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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태화 2008/04/21 10:00  삭제

    소녀같은 감성을 가진 멋진 송희님!
    영적인건강, 정신적인 건강은 잘 챙기시면서
    신체적인 건강은 소홀히 하시는 송희님
    몸에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

  2. 박현기 2008/04/23 05:51  삭제

    "충주의 "깊은 산골옹달샘- 명상센터...함께 꾸는 꿈!......합정동 아침편지 문화재단 ..꿈의 모태.....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명상요가....자원봉사....함께 꾸는 꿈!!!!
    ....아침편지의 회원님들의 활동에 대해서 이해를 돕는 글 잘 읽고요 감사드림니다...^^*

  3. 허순영 2009/10/05 23:42  삭제

    참 아름다운 글 입니다.
    아침편지를, 옹달샘을, 이렇게 잘 표현 해 주시다니~~
    감동 많이 받고 갑니다.
    송희님 얼굴도 익히구요~~ ㅋㅋㅋ

  4. 이서종 2010/04/30 16:10  삭제

    깊은산속 옹달샘의 모체가 되는 합정동 아침편지 문화재단에서 명상요가 1기 팀이 되어 꿈을 키워 나가시는 송희님을 글과 함께 사진으로 뵈옵네요. 참 인상이 좋습니다. 영, 육간에 건강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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